처음 시작을 어떻게 할까. 키보드로 두서없이 써봅니다.
그리고 backspace를 눌러 지웁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지움’이 너무 쉽습니다.
그래서 더 연필이 생각납니다.
(저 문장 하나를 쓰면서도 얼마나 많은 backspace를 눌렀는지)
저는 씁니다. 연필과 함께 씁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담은 편지.
머릿속 엉킨 실타래를 풀고자 충동적으로 써 내려가는 일기.
상상 속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 속으로 춤을 추는 이야기.
연필이 좋은 이유를 어디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다양한 연필만큼 그 이유도 다양합니다.
사각사각 종이에 쓰는 느낌이 좋아서
내 이야기가 바로 눈으로 보이는 느낌이 좋아서
연필심의 흔적이 종이에 묻어 내 이야기에 시간이 스며드는 것이 좋아서
그냥 연필을 쥐는 느낌이 좋아서...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문구는 아마 연필 아닐까요?
연필 쥐는 법을 배우고 삐뚤빼뚤 연필로 무언가를 쓰던 그날.
읽고 쓰는 것에 대한 진심은 그날 시작했습니다.
보물 상자를 여는 뉴스레터 <문보장 1991>
처음 열어볼 문구 보물 상자는 바로 연필입니다. |